이동식 에어컨 단열재와 소음, 원룸에서 먼저 확인할 것

이동식 에어컨 단열재와 소음, 원룸에서 먼저 확인할 것

벽에 구멍을 뚫을 수 없는 집에서 여름을 나야 한다면 선택지가 금세 좁아집니다. 창문형은 창틀 규격이 안 맞으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남는 게 이동식 에어컨입니다. 설치 기사님을 기다릴 필요도 없고 이사 갈 때 그냥 들고 가면 되니까요.

그런데 올여름 공개된 시험 결과를 보면, 이 제품군은 어떤 모델을 고르느냐보다 어떻게 설치해 두느냐가 성능을 더 크게 가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6년 7월 8일 공개한 가정용 이동식 에어컨 품질비교 시험 결과를 보면, 5~8평형 6개 제품 가운데 창문 틈새 단열재를 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4개 제품은 아무리 오래 틀어도 실내 온도를 설정값까지 내리지 못했습니다.

이미 한 대 들여놓으신 분에게 더 중요한 소식도 함께 나왔습니다. 기존 구매 고객에게도 부속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라는 권고가 나갔거든요. 시험 결과에서 원룸 기준으로 실제 쓸모 있는 대목만 골라 짚어보겠습니다.

이동식 에어컨 배기호스와 창문 틈새로 공기가 드나드는 경로를 표현한 설치 점검 이미지.


6개 중 4개는 설정 온도에 닿지 못했습니다

시험 조건부터 보겠습니다. 실내 온도를 35℃로 올려둔 뒤 에어컨을 24℃ 강풍으로 돌려 24℃까지 내려가는 시간을 쟀습니다.

단열재 보강 없이 측정한 결과, LG전자 제품이 26분대로 가장 빨랐고 이파람 제품이 36분대였습니다. 나머지 4개 제품은 장시간 작동한 뒤에도 24℃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결과가 뒤집힙니다. 창문 틈새에 단열재를 보강하고 같은 조건으로 다시 돌리자, 도달하지 못했던 4개 제품이 41~58분대에 24℃까지 내려갔습니다. 이파람 제품도 36분대에서 31분대로 5분가량 줄었고요.

같은 제품이 어제는 못 하던 일을 오늘은 해낸 셈입니다. 그러니 이건 제품 성능표를 더 꼼꼼히 비교해서 풀 문제가 아니라, 창문 틈새를 얼마나 잘 막느냐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배기 호스를 창밖으로 빼려면 창문을 조금 열어둘 수밖에 없고, 그 틈으로 바깥 더운 공기가 계속 들어오니까요. 시험 대상 6개 제품 모두 배기 호스는 제공했지만, 틈새를 막는 단열재가 충분했던 건 LG전자 제품뿐이었습니다.

이미 사셨다면, 부속품부터 요청해 보세요

이 글에서 가장 실용적인 대목이 여기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파람, 롯데하이마트, 보국전자, 웰템, 한일전기 5개 업체에 단열재와 창문열림방지장치 같은 추가 부속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앞으로 출고될 제품만이 아니라 이미 구매한 고객에게도 제공하라는 내용입니다. 이 가운데 롯데하이마트와 웰템 두 곳은 무상으로 추가 제공할 계획이라고 회신했습니다.

해당 브랜드 제품을 쓰고 계시다면 문의해 볼 근거가 생긴 셈입니다. 다만 신청 창구나 접수 방법이 따로 공표된 것은 아니어서, 제조사나 판매처 고객센터에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문의하실 때는 제품 모델명, 구입 시기와 구입처, 그리고 받고 싶은 부속품이 단열재인지 창문열림방지장치인지를 미리 정리해 두시면 통화가 짧아집니다.

창문열림방지장치를 그냥 넘기지 마시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배기 호스 때문에 창문을 완전히 닫지 못하는 구조라, 혼자 사는 집에서는 이 부품이 냉방 효율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원룸에서는 냉방 속도보다 소음이 먼저입니다

이동식 에어컨은 실외기가 방 안에 함께 들어와 있는 구조입니다. 소음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시험에서 6개 제품의 평균 소음은 53dB(A)로, 비슷한 면적의 벽걸이형보다 약 9dB(A) 높게 측정됐습니다. 제품별로는 LG전자 제품이 46dB(A)로 가장 조용했습니다. 감이 잘 안 오실 텐데, 국가소음정보시스템 기준으로 교실 내부가 50dB(A), 일반적인 대화 소리가 60dB(A) 수준입니다.

방이 하나뿐인 집에서는 이 숫자가 특히 무겁게 다가옵니다. 거실에 두고 침실 문을 닫는 선택지가 없으니까요. 낮에만 쓰실 계획이면 덜 중요하지만, 열대야에 켜 놓고 주무실 생각이라면 냉방 속도보다 먼저 따져 보셔야 할 항목입니다.

온도를 얼마나 일정하게 유지하는지도 제품마다 갈렸습니다. 24℃ 강풍으로 5시간 동안 실내 평균온도를 측정했더니 제품 간 최대 2.1℃까지 차이가 났고, LG전자와 이파람 제품이 23.4~23.5℃를 유지해 설정값과의 편차가 작았습니다.

제품명에 적힌 평수를 그대로 믿지 마세요

시험에서는 표시 문제도 함께 걸러졌습니다.

플럭스 제품은 실제 냉방면적이 23㎡, 그러니까 7평인데도 공식 홈페이지 제품명에 26㎡(8평)으로 표시해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2026년 2월부터 5월까지 확인된 내용이고, 소비자원 권고를 받은 뒤 23㎡로 수정을 마쳤다고 회신했습니다.

LG전자 제품에서도 두 가지가 지적됐습니다. 에너지소비효율라벨에 적힌 CO₂ 배출량이 신고 확인서보다 많게 표시돼 개선 권고를 받았고, 풍량과 작동시간 기반의 알고리즘으로 동작하는 건조 기능을 'AI 건조'로 표시한 점도 소비자가 인공지능 기능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이유로 권고 대상이 됐습니다. 해당 업체는 '맞춤 건조'로 수정할 계획이라고 회신했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고르실 때는 판매 페이지 제목의 '몇 평형'이 아니라 제원표나 에너지소비효율라벨에 적힌 냉방면적을 ㎡ 단위로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표기가 한 평 차이 나면 원룸에서는 체감이 꽤 달라집니다.

전기요금은 제품 차이보다 사용 방식이 큽니다

월간 에너지비용은 6개 제품 모두 38,000~42,000원 수준으로 측정됐습니다. 제품 간 격차가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효율 차이는 냉방능력 대비로 볼 때 드러납니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인 LG전자와 이파람 제품은 냉방능력 대비 월간 에너지비용이 12.7~13.1원/월·W 수준으로, 1등급에 가까울수록 전력 사용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시험 조건에서 나온 값입니다. 실제 고지서는 그 집이 한 달에 전기를 얼마나 쓰느냐, 즉 누진 구간이 어디에 걸리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시험값을 그대로 내 요금으로 옮기지는 마시고, 원룸 에어컨 전기세 얼마나 나올까? 사용시간별 계산 방법에서 사용 시간을 넣어 직접 계산해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안전성은 6개 제품 모두 전기용품안전기준(KC 60335-2-40)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이는 해당 시험 기준을 충족했다는 뜻이지, 사용 환경까지 보장하는 표시는 아닙니다. 콘센트 용량과 배수 관리는 별개로 챙기셔야 합니다.

사기 전과 산 뒤에 각각 확인할 것

구입 전이라면 이 순서로 보시면 됩니다.

  • 우리 집 창문이 미닫이인지 여닫이인지, 배기 호스를 뺄 수 있는 구조인지 먼저 확인
  • 제품명이 아니라 제원표의 냉방면적(㎡)을 방 크기와 대조
  • 기본 구성품에 창문 틈새 단열재와 창문열림방지장치가 포함되는지 확인
  • 야간에 켜 놓을 계획이면 소음 수치(dB(A))를 표기 기준으로 비교
  •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확인
  • 배수 방식이 자가증발인지, 물통을 직접 비워야 하는지 확인

이미 구입하셨다면 확인할 것이 다릅니다.

  • 제조사·판매처 고객센터에 단열재와 창문열림방지장치 무상 제공 여부 문의
  • 창문 틈새에 빈 곳이 있는지 손을 대 보고 확인
  • 배기 호스가 꺾이거나 눌린 곳이 없는지 확인
  • 구입한 제품의 실제 냉방면적 표기가 수정됐는지 확인

자주 묻는 질문

이동식 에어컨 사면 단열재를 따로 사야 하나요?

제품에 따라 다릅니다. 소비자원 시험에서 6개 제품 모두 배기 호스는 제공했지만 창문 틈새를 막는 단열재가 충분했던 건 LG전자 제품 한 개뿐이었습니다. 구입 전 구성품 목록에 틈새 단열재가 들어 있는지 확인하시고, 없다면 별도 준비를 염두에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미 산 제품인데 단열재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나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비자원이 이파람, 롯데하이마트, 보국전자, 웰템, 한일전기 5개 업체에 기존 구매 고객까지 포함해 무상 제공을 권고했고, 이 중 롯데하이마트와 웰템은 제공 계획을 회신했습니다. 다만 접수 창구가 따로 공표되지는 않아 고객센터에 직접 문의하셔야 합니다.

이동식 에어컨 소음, 자면서 켜도 되는 수준인가요?

사람마다 갈리는 영역이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시험에서 측정된 평균값은 53dB(A)로 교실 내부(50dB(A))보다 시끄러운 수준이었고, 가장 조용한 제품은 46dB(A)였습니다. 야간 사용이 주목적이라면 냉방 속도보다 이 수치를 먼저 비교해 보시길 권합니다.

배기 호스 때문에 창문을 열어두는데 방범은 어떻게 하나요?

소비자원이 무상 제공을 권고한 부속품 목록에 창문열림방지장치가 포함돼 있습니다. 창문을 완전히 닫을 수 없는 구조에서 창을 고정하는 용도이니, 제품에 들어 있는지 먼저 확인하시고 없다면 고객센터에 문의해 보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표시된 평수보다 방이 크면 어떻게 되나요?

설정 온도까지 내려가지 않거나 도달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시험에서도 단열재 보강 전에는 4개 제품이 24℃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표시 오류 사례도 확인된 만큼, 제품명의 평수 대신 제원표의 냉방면적을 ㎡ 단위로 보고 방 크기와 맞춰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창문형과 이동식 중에 뭐가 나은가요?

설치 가능 여부가 먼저입니다. 창틀 규격이 맞고 임대인 동의를 받을 수 있다면 창문형이 소음과 효율 면에서 유리한 편이고, 창틀이 맞지 않거나 설치 흔적을 남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동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됩니다. 이번 소비자원 시험은 이동식 제품군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라는 점도 참고해 주세요.

오늘 안에 해볼 수 있는 것

이미 이동식 에어컨을 쓰고 계신다면, 오늘은 창문 틈새를 손으로 한 번 짚어 보는 것부터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바깥 공기가 들어오는 자리가 있다면 그 부분이 냉방 시간을 늘리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다음이 고객센터 문의고요.

아직 구입 전이라면, 그 방에서 잠까지 잘 것인지부터 정해 보세요. 그 대답 하나로 봐야 할 항목의 우선순위가 달라집니다.

이 글은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시험 결과와 공개 자료를 정리한 내용이며, 글쓴이가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본 기록은 아닙니다. 제품별 사양과 판매 정보는 바뀔 수 있으니 구입 직전에 판매 페이지에서 다시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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